참가후기

김현준(La Salle Academy in RI, 2017년 졸업/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36 | 조회 184,976

본문

 

066a475b315df88cdec8d667b737abb8_1516080967_6956.jpg

 

새로운 도전! 

4년 동안의 미국 고등학교 생활이 끝났다. 이 여유로운 기간에, 나셀 오픈도어를 통해 미국 유학이 나에게 주었던 잊지 못할 추억들, 영향, 그리고 경험을 정리해볼 기회가 생겼다. 2015년 여름. 그 당시, 뉴욕의 한 국제학교의 9학년 재학생이었던 나는, 국제학교에 관한 실망감을 품고 다른 유학의 길을 찾아보고 있을 때였다. 운이 좋게도, 지인을 통해 나셀 오픈도어 유학 재단을 소개받았다. 국제학교에서 영어도 잘 못 하는 외국인들하고 섞여 있는 것보다는, 미국 사립 고등학교에서 현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공부하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로 나셀에 발을 들였다. 그 선택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셀 오픈도어를 통해, 10학년부터 새로 다니게 된 학교의 이름은 La Salle Academy이며,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1,500명 규모의 가톨릭 사립 고등학교이다. 10학년으로 입학한 나는, 1년 먼저 들어간 사람들보다 친구 사귀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학교 내에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굉장히 순조로웠다. 미국 고등학교는 한국 고등학교와 달리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학 과학 수업을 더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하지만, 가톨릭 학교인 만큼 종교 수업은 무조건 선택해야 했었다. 처음에는 종교수업처럼 지루하고 부질없어 보이는 수업이 없었지만, 내용을 공부하면 할수록 흥미로워져 학기 말에는 교실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수업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받는 종교 수업을 또 언제 어디서 받을 기회가 없을뿐더러, 살면서 가지고 있던 종교에 관한 막연한 질문들을 시원시원하게 풀어준다는 점이 유익하게 느껴졌다. 

미국 생활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화창한 하늘 또는 스테이크가 아닌 긍정적으로 변한 나의 모습이었다. 초, 중학교 시절부터 수행평가, 중간, 기말고사, 대외 활동, 학원 등등에 눌려 살았던 나에겐 미국 고등학교 생활은 자기 주관이 또렷하지 못하고 소심하던 나를 소신 있고 자신 있게 변화되게 도와주었다. 미국 유학 생활 중 학업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들었을 수 있으니 나는 나의 생활모습, 클럽, 스포츠, 등에 관하여 더 자세히 써보겠다. 

나는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과 한국의 문화나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줄 알았다. 지구촌 소식을 바로 알 수 있는 뉴스, 소셜 미디어 그리고 현재 활발하게 진행된 세계화 덕분에 나는 미국에 관한 건 다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첫째로 ‘미국은 이렇다’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게 미국은 워낙 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살기 때문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 따라서 나는 내가 살던 동네, 로드 아일랜드 주에만 국한해서 써보겠다. 미국 사람들은 정말 긍정적이고, 사소한 기쁨 슬픔도 표현을 잘하며, 사회적이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마음속으로 참거나 대수롭지 여기지 않을 일들을 미국에선 모두 표출한다. 그 예로, 한국에선 무언가 좋은 일이 있으면 굳이 자랑을 하지 않으며 겸손하게 행동을 한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기쁜 일 이 있으면 다른 사람과 나누고, 다른 사람도 그 사람에게 칭찬과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좋다. 또한, 운동의 중요성이 미국 고등학교에선 강조된다. ‘좋은 몸에 좋은 마음이 깃든다’ 처럼 거의 모든 고등학생이 운동을 적어도 한 종목 식은 열심히 한다. 한국 고등학교에선 내가 체육 쪽에 큰 관심이 없는 한, 내신, 수능, 입시 준비 외적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을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엔 많이 왜소하고 소심했던 나이지만, 이제는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생긴다. 

교실 밖에서는 테니스, 로보틱스, 수학팀, 건축 클럽, 코딩 클럽 그리고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알차게 보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수업이 이동수업인 만큼 한국처럼 ‘같은 반 친구’가 없다. 대학처럼, 수학 수업 같이 듣는 친구들이 영어 수업에는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친분은 운동이나 클럽활동을 하면서 쌓아가게 된다. 나 또한 많은 친구를 엑스트라 커리큘럼 활동을 하면서 사귀었다. 로보틱스, 건축 클럽 그리고 봉사활동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로보틱스는 학교에서 팀을 만들어 1년 동안 그해 주제에 맞는 로봇을 만들어 First Robotics Competition에서 경쟁하는 클럽이다. 우리 팀 ‘Ram Bot’은 10명의 멤버와 2명의 과학 선생님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대회 날이 가까워지면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보낸 적도 있는 열정 있는 팀이다. 저녁은 대충 피자로 때우면서 날밤을 새우며 로봇을 만드는 때는 몸은 힘들어도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건축 클럽은 근처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대학에서 하는 건축 엔지니어링 관련 클럽이었다. 12학년에는 1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 만드는 대회에 참가하여 전국에서 3등 상을 받았다. 3등이라 워싱턴까지 가서 발표했다. 봉사활동은 Providence에 있는 노숙자 무료 배급소에서 일했는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이면서 나의 현재 삶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품게 해주는 뜻 깊은 경험이었다. Soup Kitchen(무료 배급소)의 주방장 Rej는 심각한 알코올중독이었지만 무료 배급소에서 배급을 받으며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게 된 사람이다. 중독을 이겨내고 자신이 도움 받았던 무료 배급소에서 일하면서 그 빚을 갚게 되었다는 것이 나에겐 뜻 깊게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들은 평생 있지 못할 추억이면서, 나의 인성, 성격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미국 유학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삶의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해주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제 유학의 길에 오를 학생들에게 유학 생활의 팁을 몇 가지 주자면 크게 세 가지 정도 있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도착 전에 영어는 의사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하고 가면 좋겠다. 학교 선생님이나 호스트 패밀리는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절대 면박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어가 부족할 수록, 친구를 사귀기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고 수업에 참가하기에 즉, 적응하기에 시간이 더 걸리고 그 기간 동안 본인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말이야. 처음부터 미국유학이 영어 능력 향상이 아닌 이상, 고등학교 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영어 실력은 필수다. 둘째론, 학교에서 제공되는 기회들을 눈여겨보고 흥미로워 보이는 것은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 좋다. 비싼 학비를 내고 학교를 가는 만큼 미국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정말 많은 기회가 제공된다. 위에 이미 서술하였지만, 클럽활동, 스포츠, 봉사활동 등등 자신이 의지를 갖고 무엇을 하고자 한다면 재미있고, 유익한 활동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4년 고등학교 생활 보내는 것 같다. 공부, 성적, SAT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의 광활한 자연을 느끼며,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호스트 패밀리와 즐거운 추억을 만든다면 후회 없는 유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이다. 

유학을 통하여, 나는 한국 고등학생으로는 경험하지 못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많이 성장하였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며, 많은 한국의 중 고등학생들도 여건만 된다면 유학을 가는 것을 추천한다.